비트코인(등의 암호화폐) 가치 평가를 할 때 금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금 가격 결정 요소를 분석하면 암호화폐 분석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다행히도 금 가격 결정 요소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금은 (1) 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 과 반대로 가고, (2) 달러화 가치와도 반대로 갑니다. 실질금리 부분은 좀더 풀어 말하면, 금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고 하면 올라갑니다.
만약 금 가격 분석으로 암호화폐 분석을 하기 힘들다 해도, 저 2가지만 알아두면 어디에서 금 가격 이야기를 할때 쉽게 이해하거나 폭넓은 지식을 자랑(??) 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키퍼(@joceo00)님의 제3회 천하제일연재대회 -입문부- 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투자 연재글은 여기에:
1. 스팀잇은 지금 기술 성장 주기 중 어디에 있는가? (Gartner hype cycle)
2. 북미정상회담 관련 분석 및 투자 전망
3. 마이클 포터의 5 세력(Forces) 모형으로 본 스팀잇의 경쟁력은?
4. 투표의 경제학: 나는 왜 경제학적으로 손해라고 생각하면서 사전투표를 했는가
안녕하세요, 곰돌이(글로리?)입니다. 비트코인이 뜨기 시작했을 때부터,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 에 비유하며 비트코인의 가치를 금에 비유하여 설명하는 시도가 계속되어 왔습니다. 자체로는 이자나 배당 등을 주지 않고, 사람들이 가치를 부여하고 인정해주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원자재, 특히 금은 유사합니다.
암호화폐는 아직 초기이고, 그래서 분석 방안도 딱히 효과적이라 할 만한 것은 아직 없습니다 (기술이나 활용성 말고, 금융 쪽 자산 분석의 관점에서). 워낙 가격 시계열이 짧기도 하고, 전통적 가치 평가 방법론이 적용되지도 않고.
그러나 금의 경우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다 보니 연구가 많이 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금의 가격 결정은 어떻게 되는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금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소 둘은, 1. 실질금리(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 2. 달러 인덱스 (미국 달러화 가치) 입니다.
명목금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뉴스 등에서 보는 “금리” 입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가 4%라던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했다라던가, 등등. 그런데, 뉴스에서 보면 은행 예금 금리로는 인플레이션도 못 따라간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죠? 은행 예금 금리가 2%인데, 인플레이션이 3%면, 사실상 나는 1%를 손해보는 것이니까요. 이런 경우, 실질금리는 명목금리 - (기대)인플레이션 이기에, 2%-3% = -1%가 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은행에 예금하면 1년 후에 이자로 10%를 준다고 해서 100만원을 넣었습니다. 지금 110만원인 땅을 사고 싶어서요. 그런데 1년 후가 되었더니, 물가가 2배로 올라서(! !!) 땅이 220만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면 내 돈으로는 이제 땅 반쪽밖에 못 사는 거죠. 이런 경우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것입니다.
그러면 금 가격이 왜 실질금리와 연관이 있는가? 금은 이자를 주지 않기에, 금을 보유한다는 것은 그 금 가격만큼의 돈을 예금이나 다른 분야에 투자할 기회를 잃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금을 보유한다는 것의 기회비용은 실질금리가 되는 것이지요.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치고, 실제로 그랬을까요? 다음의 그래프가 보여줍니다.
노란 선은 금 가격이고, 검은 선은 실질금리입니다. 얼핏 봐도 최근 몇년간 두 선이 같이 가죠? 검은 선인 실질금리는 축반전 (축 위아래가 바뀐 것) 으로 보여진 것이기에, 이 그래프는 금 가격과 실질금리가 반대로 감을 보여줍니다.
금 가격은 다른 원자재들처럼 달러화로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서 1온스에 1,200달러로 거래가 되고, 우리 나라 시장에서는 이게 원화로 바뀌고, “온스” 대신 g이나 kg, 아니면 한 “돈” 등의 단위로 전환되어서 가격이 결정되지요. 그래서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달러로 표시되는 금 가격은 떨어집니다. 극단적인 예로, 금 1온스가 1,200달러였는데, 갑자기 달러 가치가 두 배로 오르면, 금 1온스는 600달러가 되겠지요.
실질금리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론은 그렇다 치고, 실제로도 그랬을까요? 아래의 그래프를 보시지요.
이번에도 노란 선(금 가격) 과 회색 선 (달러) 이 같이 가지요? 실질금리 그래프 때와 마찬가지로, 달러 선은 위아래가 바뀌어 있습니다 - 달리 말해서, 이 그래프는 금 가격과 달러 가치는 반대로 간다 를 보여줍니다.
자, 그럼 다른 것들은 영향이 없을까요? 기본적으로, 경제학의 기본은 수요와 공급 아니었어요? 라고 물어보실 수 있습니다. 금의 경우는 그런데, 수요와 공급이 딱히 영향이 크지 않습니다. 일단 수요의 경우는, 귀금속이나 산업용으로 쓰이는 것도 있지만, 결국 투기나 투자 수요가 다 결정하거든요.
공급은 어떨까요. 금 가격이 오르면, 금을 막 더 생산하고, 금이 떨어지면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실제로는, 금 가격의 오르내름과 별로 관련없이, 금 생산량은 일정하게 조금씩 상승합니다 - 1분기에는 생산량이 낮고, 4분기까지 생산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매년 일어나긴 하는데, 기본 추세는 아주 안정적이죠.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노란 선인 금 가격이 왔다갔다 해도, 자주색 선 (금 생산량) 의 추세는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금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것 같다고 생각하면, 어떻게 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분석을 하는 목적은, 투자를 하기 위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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