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za] 북미정상회담 관련 분석 및 투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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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곰돌이(글로리?)입니다. 키퍼(@joceo00)님의 제3회 천하제일연재대회 -입문부- 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첫 투자 관련글은 여기에: 1. 스팀잇은 지금 기술 성장 주기 중 어디에 있는가? (Gartner hype cycle)

오늘은 요즘 이슈가 되는 북미 정상 회담에 관해, 게임이론 측면에서 접근하여 분석하고, 회담 상황/결과에 따른 투자 아이디어를 써보고자 합니다 (정치적인 내용은 없거나, 최소화될 것입니다.)

게임이론이나 정치 상황 분석 같은 것에는 딱히 관심 없다 - 라고 느끼는 독자님들은, 바로 Part 3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회담 예정 날짜인 12일이 일주일밖에 안 남아서 지금 안 쓰면 너무 늦을 것 같기도 하고, @solafide7981님의 6.12 북미정상회담의 주역 캐릭터 분석 - 트럼프와 김정은, 그리고 문재인 에서 답글로 대화하다가, 내용이 길어질 것 같아서 정식 포스팅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Part 1. 게임 이론 적용


게임 이론은 경제학의 한 분야로, 보통 딱딱한(…) 수학이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공식이나 복잡한 논리는 쓰지 않고, 간단하게 접근하도록 하겠습니다.

(1) 각 플레이어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무엇이고,
(2) 꼭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고,
(3) 달성하기를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4) 발언권 (bargaining power) 이 얼마나 되는가?

이 북미회담의 주인공들은, 둘입니다. 북한과 미국이죠.

우선 북한(김정은)의 경우:
(1) 경제 봉쇄가 유지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2) 독재 체제의 보장은 필수입니다.
(3) “핵” 관련 능력 (개발 및 연구 능력, 우라늄 등의 물질, 실제 핵탄두 등) 을 보존하면서, 한반도에서 미국의 개입을 최소화해야죠.
(4) 예전에 하던 것처럼 마음대로 막말로 기선제압하는 것은 실패 (트럼프가 회담 취소하겠다고 하자, 하루도 안되어 바로 굴복에 가까운 성명을 발표했죠)했으나, 여전히 대등한 위치를 유지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미국(트럼프)의 경우:
(1) 북한의 핵(과 생화학 무기 등)이 미국에 닿을 수 있으면 안됩니다. (ICBM 안됨!)
(2)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서, 올해 말의 선거에서 우위를 가져가야 합니다.
(3) 미국의 비용이 들지 않고, 가능하면 미국 재정과 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싶지요 (트럼프 본인으로서는 노벨 평화상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4) 내가 주도한다! 수틀리면 바로 주먹 나갈 수도 있어!

이 둘이 그럼 만나서 협상(스타일상 쇼부…가 더 어울릴지도) 을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요? 만약 위의 분석들이 다 맞다고 가정하면, 서로 안되는 것과 꼭 해야 하는 것, 그리고 희망사항을 조합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 나옵니다:

  1. 북한 독재 체제를 인정하고, 경제 봉쇄를 해제하여 북한의 무역과 북한에 투자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가함.
  2. 북한의 핵탄두 또는 ICBM을 즉시 폐기하고, 핵 개발 능력 무효화 등은 추후 검증
  3. 북한의 “핵 폐기”에 맞추어,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4. 북한의 “핵 폐기” 에 따른 경제 보상은, 예전 경수로처럼 남한 또는 주변국들이 부담 (돈되는 투자는 미국도 하겠죠)



Part 2. 우리나라는 어디에?



여기까지 읽다 보면, 뭔가 느낌이 이상하실 겁니다. 아니 왜, 남한의 요구사항이나 주장 등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는 것이지?

그건 남한의 경우, (1)~(3)이 다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간단한 예로,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 라고 미국에서 하면, 과연 한국에서 막을까요? 정치적 논쟁이 치열한 문제이고, 쉽게 답이 안 날 겁니다. 게다가 더 중요한 문제는, 막을 수 있느냐 하는 겁니다. 남한의 경우, (4) 발언권, 부분이, 사실상 0에 가까우니까요.

북한은 전통적으로 남한을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았고, 필요할때만 국제 사회의 압박을 피하거나 원조를 받으려고 “대화”를 했죠. 지금도 크게 다른 상황은 아니라, 북한이 남한의 발언권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건 사실 큰 문제는 아닙니다. 문제는 미국이죠. 예전과 달리, 미국이 이제 남한 요구를 들어주거나 사정을 봐줄 필요가 딱히 없어졌어요.

1950년대의 한국 전쟁은, UN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활약한 곳이었고, UN을 주도하는 미국으로서는 UN의 성과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남한이 밀리면 안 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 때는, 미국과 동맹국으로서 같은 편을 들어서 싸워주었죠 (이게 옳은 일어었느냐 또는 옳은 선택이었느냐는 지금 논외입니다). 그리고 소련과 냉전이 유지되는 동안은, 공산주의와 맞서기 위해서도 남한이 잘 살아야 했고 남한을 지켜줘야 했습니다. 정치적 이유죠.

그런데, 소련이 붕괴하면서 냉전은 끝났고, 남한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잘살게 되었습니다 - 미국이 원조해주던 헐벗고 굶주린 나라가 아니라, 미국에게서 막대한(?) 흑자를 내는 나라가 되었죠. 그리고 미국이 보기에, 남한은 이제 딱히 미국을 고마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반미감정이 표출되는 시위나 언론 발표 등은 언젠가부터 드물지 않게 되었고, 최근의 사드 배치 관련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죠.

냉정하게 말해서, 미국 입장에서는 이제 남한이 미국 내부 정치를 위해 안정화될 필요도 없고, 미국에 우호적인지 의문이고 자기 말도 잘 안 듣는 나라를 도와줄 필요는 더욱 없습니다. 이번에 남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의 푸대접은 (미국 도착 환영 때 격이 한참 낮은 의전이라던가, 정상회담 끝난 후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미국 대통령이 마지막 질문에 대한 남한 대통령 대답은 통역할 필요도 없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회견을 끝내 버린다던가), 지금 남한이나 미국 대통령의 성향도 조금은 작용하겠지만, 결국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대통령이 누구건 어떤 당이건 하는건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길게 쓰긴 했지만, 사실 간단히 말하면, 강대국이 약소국 눈치를 보거나 사정 봐주면서 협상할리가 없습니다. @l-s-h님의 냉철한 분석 글들, 예를 들어 (한반도 정세) 냉혹한 국제질서의 본보기 ; 뮌헨협정과 체코슬로바키아의 멸망 - 1편 등에 잘 설명되어 있지요.



Part 3. 그래서 어디에 투자를?



이제야 #tooza 태그를 단 글 다운 내용을 쓰겠습니다 - 그러면 회담 결과 예측에 따라서 어떤 투자를 해야 하는가? 각 시나리오별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의: 우선, 위의 게임이론을 활용한 결과 예측은 가정이 바뀌면 달라질 수도 있기에, 현재의 예측이 틀릴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또한, 이 글은 특정 투자 상품이나 방향을 추천하는 것이 아닙니다 - 투자는 각자의 선택과 책임입니다. (펀드 가입하거나 할 때 많이 들어보시고 읽어보셨을 겁니다)

  • 회담 결렬 (또는 아예 취소): 전쟁 위험성이 확 올라가면서, 달러가 비싸질 것이고, 한국 채권이나 주식이 떨어지겠죠. 반면 전쟁 대비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방산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겁니다. 예를 들어서 이런 회사들 (아래 회사는 사드 만든 회사로도 유명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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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담 성공 (핵 폐기, 북한 투자 개방): 1번과는 반대로 원화 강세 및 한국 주식 강세가 예측됩니다. 인프라나 건설 쪽은 사실 남한 기업들이 혜택을 많이 볼지는 미지수라 (미국 등이 그런 이권을 쉽게 넘겨줄지는 의문입니다), 오히려 당장 북한에 원조 또는 지원할 품목에 해당하는 내수 기업 (라면 등의 식료품) 들의 실적이 좋아지겠죠. 예를 들어서 이런 회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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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정쩡한 결론 (“단계적” 핵 폐기 진행, 주한미군 감축 등): Part 1,2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가장 확률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이건 구체적 디테일을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문제는 주한미군 감축이나 핵 폐기 보상금을 한국이 독박 쓰거나 하면, 반도체 빼고는 지금 경기가 꺾이는 것이 분명한 추세를 더욱 악화시키겠죠. 한국 주식 팔아서 스팀 사는게 좋을지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회담이 성공리에 끝나서 핵 위협도 없어지고 북한의 경제 개방으로 남한 경기도 올라오고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 그리고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투자야말로 hope for the best, but prepare for the worst (최선을 바라지만, 최악을 대비하라)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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