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1)에서는 열띤 분위기와 이벤트 당첨에 대해서 썼다면, 이번에는 주요 강연 및 질의 응답 내용에 대해 쓰겠습니다. 그냥 스팀잇 짱이에요! 이런 맹목적인 찬양이 아니라, 비판적인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
- 사진은 1차 밋업에서 받은 이름표 스티커에, 경품으로 받은 스팀코인 진열대 우측 면에 새겨진 “STEEM 100$ GAZUA!”를 놓고 같이 찍었습니다.
1교시: @ludorum님의 스팀, 암호화폐 + 콘텐츠 플랫폼 + 커뮤니티
SteemKR 개발자. 이것만으로도 연사의 소개가 충분할 정도입니다.
강연 내용은 테크니컬한 내용이 좀 많아서, 관련 내용에 배경 지식이 많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든 것들이 많았습니다.
스팀, 스팀파워, 스팀달러: 세 가지를 잘 설명해 주셨는데, 아마 스티미언이 아닌 분들이 그 자리에서 잠시 듣고 이해하시기에는 힘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비트코인과 스팀과의 비교: 작업증명과 두뇌증명의 차이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공개 키 (public key) 와 개인 키(private key): 이것까지는 따라왔다고 해도, 이후에 이어진 포스팅 키나 메모 키는 스티미언이 아닌 분들은 역시 이해하시기 힘들었을 겁니다.
포스팅 보상: 수식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더라도, 아 저렇게 대략 보상이 나눠지는구나,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을 내용이었습니다.
2교시: @clayop님의 스팀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
유일한 한국인 스팀잇 증인. 역시 이것만으로도 소개가 충분한 분이시죠.
제목대로, 스팀잇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인사이더로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스팀잇의 초기부터 함께 하셨고 증인을 쭉 하시면서 내부 사정도 잘 아시는 만큼, 설명의 깊이가 있었어요.
이름의 유래: Steemit은 Esteem(존경, 자부심) it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첫 보상의 놀라움: 사람들이 실제로 이게 돈이 찍히는거야? 쓸 수 있는거야? 하고 1차적으로 놀랐고, 2016년 7월인가에 처음으로 보상이 나왔을 때 2차로 놀랐다고 합니다.
선형보상 vs 제곱보상: 예전에는 제곱보상을 따랐기 때문에, 고래 밑으로는 보팅해봐야 얼마 안 올라서 고래들의 보팅 몰아주기가 엄청나게 큰 영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선형보상의 단점은 셀프 보팅인데, 제곱보상의 폐해보다는 낫다고 보고 선형보상으로 바꿨다고 하는군요.
불친절한 댄 라리머: 댄 라리머는 Bitshares, Steemit, 그리고 EOS까지 DPoS 계열 세 가지의 개발자인데, 수학 신봉자였으며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대신 코드만 던져주면 알아서 보고 이해하겠지 이런 태도였다고 합니다.
스팀달러의 1달러 “보장”: 스팀달러는 저자만 받을 수 있는 만큼, 스팀달러가 1불 위로 가는 것은 오히려 저자들에게 보상을 키워주는 것이라서 괜찮다고 보았습니다.
주요 질의 응답 및 제 의견
Q1. 스팀KR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예를 들어서, SMT 가 되면 토큰을 발행할 계획이 있나요?
일단 스팀KR은 예전에 스팀잇이 한글을 전혀 지원하지 않을 때 한글 사용을 위해 만든 것이고, 올해 초 피크때는 일간 사용자 60만을 찍었으나 (60만 view 로 이해했습니다) 지금은 5만 정도라고 합니다.
2명의 지인과 같이 만들었는데, 현재로는 추가적인 개발 일정이나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SMT가 되어도 토큰을 따로 발행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스팀KR은 지금 형태로도 수익을 충분히 내면서 유저들에게 도움을 주는 윈윈 구조가 가능해 보였는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으신 것 같아서 놀랐습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다음에 한번 찾아뵙고 논의하고 싶었어요.
Q2. 속칭 “고래”들, 특히 초기 멤버들이나 네드 (스팀잇 재단) 등이 스팀을 지속적으로 매도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인가요?
초창기 마이닝을 했던 사람 중 15만개씩 3번 dump하면서 “어, 물량 소화 잘 되는데?” 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스팀잇 운영진이 운영비를 벌기 위해 조금씩 내다 팔고는 있는데, 대량 물량을 던지거나 하는 건 없을 거라고 합니다. “얘들이 람보르기니 뽑고 그런 데 쓰는 게 아니라, 운영비로 쓰는 거에요” 라는 설명이 있었어요. 솔직히 저는, 그냥 람보르기니던 페라리던 뽑고 실컷 쓰는 대신 개발이나 빨리 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3. (제 질문이었습니다) 스팀잇의 향후 수익 모델이 궁금합니다. 초기에는 저변 확대에 힘쓰는 것이 당연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수익 모델이 필요하니까요. 예를 들어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등은 광고를 하고, 싸이월드는 도토리를 팔았고, 카카오톡은 이모티콘을 판매하지요.
“스팀잇 본사가 미국에 있어서 광고를 하기에는 소득이나 세금 문제가 있어서 복잡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가 대답이었는데, 제 생각으로는 이건 말이 안 됩니다. 일단 광고 수입에 따른 소득이나 세금 처리 문제는, 오히려 미국이라서 더 쉽겠죠. 대표적인 예로 페이스북 구글 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데요…. 그리고 암호화폐를 통한 소득의 경우도, 미국의 경우는 이미 적어도 개인소득의 경우는 과세 기준을 대략 잡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세금 문제가 명확하지 않다고 해도,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것도 아니고, 그정도는 회계사나 세무사들 고용하면 알아서 잘 처리해 줄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스팀잇 자체에서는 그래서 수익을 창출하기 좀 어렵기 때문에, 테이스팀이나 스팀헌트같은 3rd party 서비스들이 성공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 두번째 대답이었습니다. 이것도 … 스팀잇 재단이 일 안하고 무책임하게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어요. 그 자리에 테이스팀이나 스팀헌트 분들도 오셨으니 제3자인 제가 왈가왈부할 것은 아니지만, 스파 임대 외에 스팀잇 재단에서 지원해준 것은 없지 않나요? ‘우리가 스팀잇을 개선하려고 노력중이긴 한데, 딱히 달라질 것은 없어. 그러니 너희가 열심히 해서 스팀 기반의 서비스 개발해서 스팀의 가치를 올려줘’,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직 스팀잇 가입자가 백만밖에 안되기 때문에, 일단 가입자수를 늘리는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가입자가 백배 천배로 늘어났을 때를 기대합니다” 가 세번째 파트입니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네트워크 서비스의 특성상 일단 가입자(활동 유저) 가 늘어야겠죠. 다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드포크와 SMT가 나오면 달라질 것이다” 가 마지막입니다. 역시 동의, 아니 기대합니다. 하드포크는 사실 크게 달라지는 점이 느껴지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고, SMT의 경우는 날짜가 잡혔다고는 하지만 언제든지 연기될 수도 있고 “베타” 상태로 출시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기다려 봐야겠죠. 그리고 SMT가 나온다 해도, 지금 형태로는 SMT ICO 외에는 수익 모델이 딱히 안 보이긴 합니다.
Q4. 스팀잇 커뮤니티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 솔직히 상태가 좀 안좋은데, 그나마 KR 커뮤니티가 제일 낫다고 하셨습니다. SMT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계셨구요.
Q5. UI/UX가 불편하다(피드를 볼 때도 카테고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스팀잇 자체에서 할 수도 있으나 3rd party app 들에서 할 수 있기에 그들을 지원하기 위함입니다” 가 답이었는데, 이것도 좀 … 이건 스팀잇 자체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할 기능인 것 같은데, 이런 것까지 3rd party 에 다 맡기겠다고 하면 스팀잇 본사(?) 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지 의아해집니다. SMT! 라는 답이 나올 것 같은데, 그렇다면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정리 및 향후 활동 계획
첫번째 후기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행사 진행은 매우 깔끔했고 행사 내용도 알찼습니다. 스티미언이 아닌 분들도 상당수 참가하셨으며, 참가 인원도 처음의 예상치는 50명을 훌쩍 뛰어넘었구요. 운영진 및 참석자 등 이렇게 열성적인 분들이 계시기에 스팀잇 커뮤니티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연들의 느낌은, 한마디로 진솔했어요. 정말 이게 좋아서, 정말 이걸 알리고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직업상 sales pitch (구입 권유, 선전이나 광고 같은 거죠) 를 많이 듣다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 2,3차 밋업들도 남았고, 스팀잇에 대해서 더욱 많이 배울 기회들이 기다려집니다.
마지막으로, 3rd party의 중요성을 증인님께서 많이 강조하셨기에 3rd party app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사용해봐야겠습니다. 테이스팀도 (게을러서 못 쓰고 있던) 미슐랭급 식당들 후기도 자세히 써 보고, 테이스팀 글로벌이나 스팀헌트, 북이오, 아티스팀 등등 아직 참여해보지 않은 프로젝트들도 해봐야겠어요. 일단 해봐야 뭐가 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ukk님이 선물해주신 아이디 ‘서명’ 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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