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분곰의 이번주 프로미스팀 서평은 김민형 교수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 입니다.
언제나 한줄평으로 시작합니다: “이상한 계산이나 수식들을 푸는 것보다, 이렇게 수학을 배운다면 훨씬 즐겁고 유용할 것입니다. 수학이 싫었던 분들도 읽어보세요.”
저자 김민형 교수의 소개를 옮겨와 봅니다.
“서울대 개교 이래 첫 조기 졸업 생이며,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초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2011년 한국인 수학자로서는 최초로 옥스퍼드대 수학과 정교수로 임용되었고, 2012년 호암과학상을 수상했다.”
천재인가 봅니다. 실제로 연구 업적도 대단하신 분이고. 그러면 이 책은 무슨 내용일까요?
이 책은 김민형 교수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책의 표현에 따르면 “숫자가 네 자릿수만 넘어가도 머리가 아픈 이들”) 약 1년간 한 강의를 정리한 것입니다. 복잡한 수식이나 이론 없이, 수학의 가장 기본인 논리, 구조 등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입니다.
많은 수학적 영역들은 대부분의 문화처럼 시대와 나라를 거치며 바뀌고 발전해 왔고, 현대에는 수학이 참 많은 곳에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일기예보에서 “내일 비가 올 확률은 30%입니다.” 라고 했을 때,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만큼 확률이라는 것은 요즘은 기초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으며 실생활에서도 매우 자주 쓰이곤 하죠.
그런데 이 “확률” 이란 것이 체계를 잡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17세기에 겨우 시작되었다고 하니, 컬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하고 대항해시대가 있고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한 다음입니다.
복잡한 방정식이나 꼬부랑 그리스 문자들, 그리고 미적분 등의 수학이 전혀 없이 이 책은 깔끔한 논리로 수학적 발견과 그 효용성들을 설명해 줍니다. 그리고 참 쉽고 이해하기 쉽게, 재미있게 설명해 줍니다.
다섯 번째 강의 내용을 예로 들겠습니다. 우리는 수학이라고 생각하면, 학교 시험이나 수능 문제처럼 어떤 조건이 주어지고, 답을 찾아서 쓰던가 아니면 주어진 보기들 중에서 고르는 것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사실 수학은 근본적으로 1) 답이 존재하는가, 2) 존재한다면 몇 개인가 (유일한가, 무한개인가), 3) 답을 찾을 수 있는가, 4) 답을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가, 이런 것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저자는 “중매쟁이” 예시를 통해서 위 과정을 피부에 와닿게 설명해 줍니다. 100명의 남자와 100명의 여자가 있을 때, 중매쟁이라면 어떻게 짝을 지어주는 것이 제일 좋을까요? 다음의 순서로 설명이 이루어집니다.
1) 중매쟁이의 목표를 정의합니다: 최대한 많은 “안정적인” 쌍이 성사되게 하는 것.
2) “안정적인” 쌍을 정의합니다: 남자 A와 여자 1, 남자 B와 여자 2가 쌍일 때, 만약 남자 A가 여자 1보다 2를 더 선호하고 여자 2도 남자 B보다 A를 선호한다면, “불륜” 이 일어나겠죠? 그래서 이런 경우는 안정적인 쌍이 아닙니다.
3) 어떤 알고리즘에 의하면 안정적인 쌍들로 전부 짝을 지어줄 수 있음을 보입니다: 참고로 이 알고리즘은 1960년대 논문에서 알려진 것인데, 그 논문은 최근에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4) 알고리즘을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따라서, 남자측이 유리한지 여자측이 유리한지 보여줍니다: 예시로 사용된 알고리즘은 남자가 여자에게 청혼하고 여자가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방식인데, 이 방식은 남자들에게 유리합니다 (높은 선호도를 만나게 됩니다). 김민형 교수는 간단하게 이 결과를 요약하죠: “좋아하면 먼저 대쉬하라”
수학이 실제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아니 수학적 사고가 어떻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알려주는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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