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프로미스팀 서평은 코너 우드먼의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입니다. 예전에 썼던 [서평] 코너 우드먼,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의 후속편인 책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줄요약은… 전편보다는 못하다 정도.
대부분의 상품들, 특히 책들이 그렇겠지만 이 책은 더욱 마케팅 문구가 가득합니다. 그냥 홍보성 문구면 몰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수치를 오버해서 쓰는 걸 보면 책 자체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책 표지를 넘기자마자 있는 소개글 첫 문단입니다:
1974년 아일랜드 태생으로 맨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아더 앤더슨, 언스트 앤 영 등 런던 금융가의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하루에 600파운드(100만원) 넘게 벌기도 했던 수십 억대 연봉자였다.
컨설팅 회사 애널리스트가 수십억을 번다라… 그 윗 직급인 associate 연봉도 기껏해야 3억 이하일텐데요. 애널리스트의 경우 인센티브 잘 안나오면 억대 연봉도 힘들겁니다 (심지어 물가를 고려하면 한국 억대 연봉보다 못하죠.) 이거는 이쪽 동네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치고, 여기 제시된 수치를 보겠습니다. 하루에 100만원 번게 엄청 잘 번 날인 것처럼 쓰여 있는데, 1년 365일 하루도 안쉬고 휴일에도 매일 100만원 벌면 얼마 벌까요? 그래봐야 3억 6천 500만원이군요. 10억의 1/3 수준인데 대체 수십 억대 연봉이 어떻게 나온다는건지…
한국어판에서 문구가 오역되었거나 의도적으로 삽입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부분을 보면 참…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실 이 사람 연봉이 어땠는지는 책의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그냥 마케팅 용인거죠.
책 내용은 저번 책에서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그곳의 실태를 경험, 분석하는 형태입니다. 니카라과에서 바닷가재를 잡는 사람들이 극빈층 생활을 하면서 부상 및 죽음에 노출되어 있는데, 그 바닷가재를 먹는 미국 등의 소비자들은 이런 실태를 잘 모르고 수입하는 레스토랑 등에서도 자신들은 그렇게 “비윤리적으로” 수입된 바닷가재는 쓰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뭐 이런 내용들.
이런저런 사실들이 흥미롭긴 한데, 뭐 그렇게까지 놀라운 것들은 없습니다. 애플 아이폰/아이패드 등이 중국 폭스콘에서 생산되는데 그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하고 봉급도 낮다, 이런 건 뉴스에도 자주 언급되는 일이기도 하구요. 결정적으로, 아이폰 소비자들이 저걸 그렇게 신경이나 쓸까요? 오히려 저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아이폰 값이 오르면 싫어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자도 소비자나 기업들의 경우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에, 실제로 이런 문제가 잘 해결되기는 힘들지만 이러저러한 방법들이 가능하고 이런 사례들도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이 책이 저번 책보다 별로 와닿지 않았던 이유는, 둘다 여행기로서는 읽어볼만 한데 내가 적용할 만한 부분이 없어서인 것 같습니다. 저번 책에 나오는 세계 각지에서의 흥정은 나도 배우고 익히고 싶은 스킬인 반면, 이번 책에 나오는 공정 무역이나 세계 각지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나와 직접적으로는 큰 상관이 없으니까요.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하면 너무 솔직한 발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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