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프로미스팀 서평은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 입니다. 1990년대부터 출간된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로 잘 알려진 작가인데요, 1980년에 쓰여진 이 책에서도 이 작가 특유의 문체는 여실히 드러납니다.
“바다의 도시”, 즉 베네치아의 1천년 역사를 다룬 이 책은, 역사소설이 아니라 재미있게 쓰여진 역사책에 가깝습니다. 영어로는 narrative historian, 우리말로는 이야기체 역사책 정도가 되겠죠.
역사책은 보통 사실들의 나열로 이루어져 지루한 경우가 많은데, “이야기체” 서술 덕에 시오노 나나미 책들은 물흐르듯 읽힙니다. 그리고 챕터별로 화제가 잘 나누어져 있어서 흥미있는 부분부터 또는 부분만 읽어도 이해하기가 어렵지 않은 것도 특징입니다.
이 책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의 축약판과 같은 형태입니다. 즉, 문명의 시작, 발전, 성공, 하강, 쇠퇴 등 흥망성쇠의 과정을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구조, 전쟁 등으로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강국은 제국 형태였습니다 - 많은 인구와 자원으로부터 나오는 물량이 국력이었고, 넓은 영토는 거의 이와 같은 의미였죠. 고대 중국, 로마 제국, 오스만 제국, 대영 제국 등등.
베네치아는 몇백년 동안 해상 강국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그 본체는 인구 20만 이하의 도시 국가에 불과했습니다. 영국이 해군력을 바탕으로 식민지를 늘려갔던 것과는 달리, 베네치아는 주요 항구를 거점으로 삼았을 뿐 영토 확장은 사실상 없다시피 했죠.
이런 작은 도시 국가가, 어떻게 몇백년간 지중해의 해상 패권을 유지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베네치아 여행을 가기 전에 “사전 준비” 중 하나로 이 책을 읽었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으니 그때의 기억도 좀더 생생해지고 책 내용도 좀더 이해가 잘 갑니다. 개인적으로는 3장의 “제4차 십자군” 부분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 베네치아의 주도로 그 당시 세계 최대의 도시였던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 을 점령하는 스토리인데, 로마인 이야기 4,5권 카이사르편의 전쟁 과정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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