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모니시 파브라이: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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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평은 모니시 파브라이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입니다. 모니시 파브라이는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를 $650,000에 낙찰받은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는데, 1999년부터 자기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나 별로 이 사람의 투자 스토리나 철학 등을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그렇게 언론에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번 찾아봐야지.. 했던 투자자 중 하나였는데, 확인해보니 2009년에 이 책 영문판이 나왔고, 한글판은 올해 7월에 나왔습니다.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안타깝게도 서평 한줄요약, 아니 한 단어 요약은 “crap” (“쓰레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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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도”는 “Dhandho” 이지 칼이 아님


일단 제목부터 제게는 낚시였습니다. “단도” 라고 해서 짧은 칼, 은장도나 게임에서 도적들이 들고 다니는 비수 이런거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지금 서평 쓰면서 보니 뒷표지 아래 “The Dhandho Investor” 라고 쓰여 있는 것을 발견 - 알고 보면 어디엔가는 보이게 써놨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곳에서는 “단도투자” 라고 쓰여 있습니다.

“단도” 는 구자라트 말로, 직역하면 ‘부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 이고, 일반적으로 ‘사업’ 으로 번역한다고 합니다. 아니 그럼 사업에 투자하지 뭐에 투자해… 심지어 주식투자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부터 좀 김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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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면 고수익, 실패해도 손실 거의 없음”


소제목처럼 “높은 확률로 성공해서 고수익이 나고, 낮은 확률로 실패해도 손실 가능성은 거의 없는” 투자를 하는게 단도투자라고 합니다. 사실 이걸 보는 순간 김이 새는 것을 넘어서 불안해졌습니다. 이거 내용이 없는 쓰레기일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는 이번에도 적중합니다.

저 조건들은 자체로 말이 안 됩니다.

  1. 저런 투자가 존재하는지도 의문이긴 한데,
  2.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저런 투자기회를 찾는 것은 극히 어려울 것이며 (쉽다면 누군가가 이미 선점했겠죠),
  3. 백번 양보해서 그런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쳐도 그러면 그런 기회를 어떻게 찾는지를 2만원도 안하는 책에서 가르쳐줄 리가?

책 표지 맨 위에는 “성공하면 크게 얻고 실패해도 손해가 없는 단도투자” 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거 금융상품에서 이런 말 쓰면 바로 불완전판매로 불법일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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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반복


책에 챕터는 17장까지 있는데, 그냥 1장 “파파 파텔, 모텔 사업을 시작하다” 와 5장 “단도투자의 9가지 원칙” 만 읽으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크게 추가 가르침을 주지 않는 예시들의 나열이거나 했던 말 반복입니다.

파텔이 미국에서 모텔 사업에 성공한 사례는 10번은 나오는 것 같은데, 요약하면

  1. 일가족이 죽도록 일해서 기초자금 모음 (1970년대 기준 자기 현금 5,000불 정도)
  2. 이걸로 망해가는 모텔을 은행 대출을 끼고 싸게 구입하고, 직원들을 고용하지 않고 일가족이 죽어라 일해서 모텔 운영하면서 저가로 승부.
  3. 모텔 경기 좋아져서 돈이 쏟아지면 또 모텔 사고 저인건비로 가격 경쟁력으로 계속 승부.

이게 단도투자의 대표적 예라는데, 저는 지금도 이게 왜 “실패하면 거의 손해가 없는” 투자인지 모르겠습니다. 몇년간 죽도록 일해서 모은 돈 다 날릴 수 있는게 손해가 아니면 대체 뭐가 손해인지…

그리고 단도투자의 뜻이라는 “성공하면 고수익, 실패해도 손실 없음” 은 세어보진 않았는데 30번쯤은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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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스러운 퀄리티


읽다가 너무 황당해서, 번역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아니면 본인이 안 쓰고 대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만큼 예상보다 퀄리티가 너무 떨어져서 놀람의 연속이었어요.

영문 원본을 보진 못했지만, 아마존 서평에 가서 보니 비판적인 리뷰들은 제가 위에 언급한 내용들과 일치합니다. 놀랍게도, 서평 평점 자체는 5점 만점에 평균 4.5점 정도로 매우 우수하군요. 믿기 힘들 정도로…

이분은 실제로 성공적인 투자를 하고 계셨던 분이니 (요즘 어떤지는 모르지만…) 제가 이분의 투자 실력에 대해서 왈가왈부할수는 없겠지만, 책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참고로 2018년 6월에 쓴 한국어판 저자 서문에 보면 “2018년은 한국 주식 시장에 투자할 사상 최적의 시점 가운데 하나이다” 라는군요. 10년을 바라보는 “장기”투자를 기본으로 한다니 뭐 기다려봐야겠지만, 올해 한국 주식지수 수익률을 확인해보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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