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EM] 두뇌증명(Proof of Brain)과 스팀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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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생각해보며 정리해보고 있는 내용들에 대해서 간략하게 공유를 해봅니다.

#1. PoB의 장단점


두뇌증명이라는 단어로 번역되는 Proof of Brain은 최초의 소셜 블록체인인 스팀 그 자체를 상징하는 말로, Steem = Proof of Brain이라고 하더라도 과언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매일매일 충전되는 게이지와 보팅이라는 행위를 매개로 하여 Token이 배분되는 이 시스템은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는 그리고 사라질 수 없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소프트웨어에서 생성하고, 커뮤니티에 의해 가치가 형성되며, 그 누구도 정부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는 화폐로서의 코인(토큰), 그리고 소셜 커뮤니티케이션 활동을 통해 만인이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나름의 기본소득(UBI)을 얻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던 댄 라리머의 몽상의 뼈대가 바로 PoB였습니다.

(1) PoB의 장점

  • 대량의 자본이나 인프라, 노드 세팅 지식 등이 없는 개인도 채굴에 참여 가능
  •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큐레이터의 활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인센티브화 시스템
  • 토큰으로의 직접적인 보상이라는 인센티브를 통한 지속적인 콘텐츠 창출
  • 투자를 통한 소셜 미디어에서의 영향력 증대 및 행사 가능

(2) PoB의 한계

  • 지속적인 참여보다는 적정한 때까지 채굴 후 이탈을 꿈꾸는 개인 채굴장화
  • 보팅 판매, 보팅 몰아주기, 오토보팅 등으로 인한 인센티브화 시스템 붕괴
  • 좋은 콘텐츠, 훌륭한 저자, 보상의 적정성의 주관적 기준으로 인한 분쟁
  • 파워가 높은 고래에 대한 감시, 시기/질투, 비난 집중

그러나 극도로 사익을 추구했던 이해관계 집단들과의 정치적인 상황들, 위와 같은 PoB의 한계 등으로 인해 탈중앙화된 커뮤니티 기반의 화폐 및 기본소득 시스템의 시계는 2017년에서 멈춰버렸습니다.

댄 라리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①봇이 작동하지 않는, ②신원인증이 필수인, ③디플레이션 모델 및 유틸리티와 함께, ④외부로부터의 가치 유입이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댄 라리머의 이런 경험과 방향성이 100% 옳다고는 할 수 없으나, 여기서 스팀 커뮤니티가 일정부분 참고해야 하는 시사점들이 많이 들어있지 않나 싶습니다.

#2. 일련의 상황


스팀 블록체인의 인플레이션 중 약 2/3에 해당하는 65%가 리워드 풀(rewards pool)로 산입되어 Steemit.com에서 활동하는 저자와 큐레이터에게 배분됩니다.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 중에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소리와 의견이 닿는 것을 원하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지만, 소셜 미디어에 토큰 이코노미가 붙어 있었던 스팀에서는 거의 대다수의 사용자 또는 토큰 홀더의 목표가 “이익의 극대화”로 귀결됩니다. (검열저항성은 어디까지나 명분에 불과할 뿐이죠)

그러다보니 Proof of Brain이라는 PoW + Smart + Social이 결합된 시스템은 “Smart”한 쪽으로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바로 보팅 판매(vote selling)셀프 보팅(self voting)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행위는 눈덩이 효과와 함께 생태계 참여자들 중 꽤나 스마트한 사용자, 보팅파워가 큰 사용자들의 이익추구 극대화에는 최적화된 행위이지만 결과적으로 STEEM토큰의 가치 상승, 또는 소셜 생태계의 성장에는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습니다.

자본은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받는 것, 일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자본은 마스터노드 또는 PoS를 선호하게 되고, 따라서 외부로부터의 자본의 신규 유입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됩니다.

그래서 스팀은 이와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카운터 솔루션으로 무료 다운보팅(semi-free downvoting pool)리워드 풀의 배분율 변경(큐레이션 리워드 상승)을 내놓고, 보팅 판매, 셀프 보팅을 하는 콘텐츠들에 다운보팅이라는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변경됩니다.

이러한 변경으로 인해 “보팅 판매”는 어느 정도 사라지는 효과가 있었고, 큐레이션 리워드가 상승한 덕분에 셀프보팅의 문제도 약간은 해소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셀프보팅은 해결이 될수도 없고, 해결을 하려고 해서도 안되는 시스템이긴 합니다)

그리고 이제 남아 있는 것은 오토보팅의 문제입니다.

#3. 오토보팅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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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한 조건 또는 화이트리스트를 대상으로 자동으로 보팅이 되게끔 설정하는 오토보팅은 많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라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예를 들어, 보팅형 토큰 또는 보팅 유틸리티를 가지고 있는 토큰 운영자에게는 오토보팅이 필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수동으로 큐레이션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해당 토큰의 유틸리티를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든 유저들이 오토보팅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오토보팅은 Social의 기능을 죽인다

  • 화이트리스트 보팅, 보팅트레일 등의 기능은 해당 포스팅의 조회수보다 보팅 수가 더 많은 문제를 양산하며, 결과적으로 스팀잇에서 조회수 기능을 없애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 댓글이라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가 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에 오토보팅도 큰 원인 중 하나를 차지합니다.

(2) 오토보팅은 Smart하지 않다

  • 스팀 백서와 청서에 명시되어 있는 바에 따르면 리워드 풀은 PoW + Smart + Social의 결합체라고 되어 있으나, 오토보팅은 특정 사용자의 Proof of Work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Social기능을 죽이는 동시에 Smart하다기 보다는 기계적이라는 특성에 더 가깝습니다.
  • 오히려 전혀 활동을 하지 않는 비활성화 계정들이 채굴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적 특성이 크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3) PoB의 근본적 한계를 더욱 강화한다

  • 오토보팅 툴을 통해 많은 보팅파워를 가진 계정, 더 많은 수의 계정들로부터 화이트리스트로 등록된 사용자의 경우 무조건적으로 높은 보상을 받아갈 수 있게 됩니다.
  • 물론, 이러한 계정의 경우에는 실제로 꾸준히 오랜시간 활동해왔거나, 많은 노력을 들여 콘텐츠를 만드는 저자일 확률도 높으나 “훌륭한 콘텐츠 및 좋은 저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모두가 주관적”이기 때문에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가 어렵고 오히려 시기, 질투,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곤 합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오토보팅은 보팅형 토큰을 운영하는 운영주체들만이 사용을 하고, 개인의 접근성을 차단하는 편이 보다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약 정말로 개인들도 사용을 하고 싶다면, 운영 주체에게 일정 수준의 금액을 지불하는 유료 서비스로 운영되는 것이 더 나을 것이구요.

#4. PoB 대신 P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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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워드 풀은 Proof of Brain보다는 Proof of Communication으로 활용이 될 수 있어야 진짜 활성 유저들이 소셜 미디어 활동을 통한 보상을 받아가는 구조로 개편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oB is dead라고 말이 나오는 것은 개인들의 이기심이 생태계 전체의 이익이 되도록 하는 구조 만들기에 실패한 것도 있지만, 사실 “보팅을 매개체로 인간성 대신 봇이 지배하는 구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스팀에서 많은 사용자들의 목표가 “더 많은 스팀파워를 보유하는 것” 보다는 “더 많은 리워드를 채굴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데, 이를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 활동(포스팅, 댓글, 매뉴얼 큐레이션)을 하는 것” 그리고 “더 많은 스팀파워를 보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기 위해서는 스팀파워와 명성(reputation)의 기능이 변모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임에 비유해서 생각을 해보면 스팀파워는 유료 아이템 결재와 유사하고, 명성은 비현질러지만 열심히 게임을 한 유저가 얻은 아이템정도로 구분을 할 수 있으니, 여기서 나름의 인사이트를 찾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행의 인플레이션 배분풀, 또는 PoB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다는 가정하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치들이 기능하면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봅니다.

  • MVest(스테이킹 이자)의 리워드를 높인다 → 파워업(스테이킹)의 인센티브
  • MVest의 구간별 차등을 둔다 → 더 높은 파워업(스테이킹)의 인센티브
  • 스팀파워는 저자/큐레이션 보상의 Cap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 저자/큐레이터 모두 적절한 수준의 스테이킹 인센티브
  • 명성 또한 저자/큐레이션 보상의 Cap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 돈(스팀파워) 뿐만 아니라 활동을 통한 명성 상승의 인센티브
  • 명성은 현질(스팀파워)와 관계없는 것을 지수척도로 한다 → 댓글 > 보팅 > 리스팀 > 포스팅업로드 등 Communication 관련성 위주로 가중치 부여
  • 명성 또는 스팀파워가 높으면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한다.

사실 이 중에서 실제로 실현이 가능한 것이 몇이나 될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 이미 오랜시간이 지나버린 상황에서 스팀잇의 자체적인 명성/평판지수를 리셋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명성은 각 커뮤니티별로 관리가 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중에 자체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천천히 준비 작업 중에 있으며, 하나씩 작업이 완료되는대로 공개를 할 예정입니다.

#5. 가보지 않은 길


스팀 블록체인은 댄 라리머라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발자의 이탈과 함께 개발의 방향성을 잃었고, 몇몇 소수에게 일종의 faucet이자 사적 소유물처럼 지배당해 오면서 쇠락의 길을 걸어왔으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있다는 것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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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인스플릿 이슈로 인해 정말 오래간만에 많은 투자자와 외부 커뮤니티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가격 변동폭도 어마무시했으나, 해당 관심이 좋은 소식으로 인한 우호적 관심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거울삼아 스팀 생태계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커뮤니티 멤버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 리워드풀(PoB : 65%) 중 적정한 비율을 Stake보상(MVest)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 이 참에 모든 오토보팅툴이 유료 서비스로 전환되면 어떨까?
  • 실질적인 거버넌스의 영향력은 프록시가 장악하면 어떨까?
  • PoB를 유지한다면 저자보상=큐레이터보상을 저자보상<큐레이터보상으로 바꾸면 어떨까?
  • 아예 PoB를 없앨 수는 없을까?

등등 정말 기존의 틀 자체를 깨부수면서도 STEEM을 갖고 싶게 만들 수 있는 인센티브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4년째 큰 변화없는 구닥다리 UI/UX의 업데이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큰 틀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더 중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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