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님들 안녕하세요, 디온(@donekim)입니다. 오늘은 그 동안 계속해서 눈여겨보고 있는 룸 네트워크(Loom network)라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룸 네트워크에 대해서는 케블리님께서 예전에 #17 DelegateCall.com이라는 제목으로 포스팅을 하신 적이 있기도 한 프로젝트입니다. 케블리(@kblock)님께서 워낙 자세한 내용으로 포스팅을 하셨기에, 룸 네트워크와 Delegate call이라는 DApp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해당 포스팅을 참고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저는 이에 덧붙여 룸 네트워크가 가지는 조금은 특별하면서도 특이한 관점에 대해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합니다. 룸 네트워크는 블록체인 3.0을 표방하는 다른 플랫폼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이더리움이 가지고 있는 확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크립토키티 사태를 통해 이더리움은 아직 대규모 서비스를 지원하기에는 자체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남에 따라, 확장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룸 네트워크도 그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인 것입니다.
룸 네트워크는 디앱별로 사이드 체인을 운용함으로써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모든 디앱이 메인 체인에서 운용됨으로써 엄청난 트랜잭션을 발생시키는 경우 메인 체인 전체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지불수단 등의 금융 트랜잭션이 아닌 가벼운 트랜잭션 등을 위한 별도의 체인을 운용하여 메인 체인의 과부하를 방지한다는 아이디어 입니다. 블록체인 위에서 이루어지는 트랜잭션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 특성에 따라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메인 체인 위에서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며 많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사실 최근에 빗썸에 상장한 엘프(aelf)에서도 동일하게 시도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사이드 체인이라는 아이디어는 최근 들어 “포스트 이더리움, 블록체인 3.0 플랫폼”을 꿈꾸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룸 네트워크도 특별한 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룸 네트워크를 포스팅하게 된 계기는 바로 개발진들의 관점이나 행보가 굉장히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룸 네트워크에 관심을 가지고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룸 네트워크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백서(Whitepaper)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백서는 해당 프로젝트와 그 팀이 어떤 문제의식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어떤 것을 만들어 현실의 문제를 어떤 스케쥴에 따라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설명하는 길고 자세한 문서입니다. 기업으로 따지면 일종의 사업계획서 같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룸 네트워크는 별도의 백서가 없는 것일까요? 얼마 전 룸 네트워크의 블로그에 답변이 올라왔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룸 네트워크는 코드로 제품을 전달하느라 너무 바빠서 백서를 쓰지 않습니다.”라고 룸 네트워크 팀은 이야기합니다. 제품이나 시스팀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용자들에게 빠르게 전달하고, 자주 전달하고, 실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개선하는 것이라는 것이 그들의 의견입니다. 룸 네트워크의 개발진들은 Gall의 법칙을 인용하여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연구개발 관점과 접근법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동작하는 복잡한 시스템은 예외 없이 실제로 동작했던 간단한 시스템으로부터 진화해 왔습니다. 처음부터 설계한 복잡한 시스템은 절대 실제로 동작하지 않고, 동작하게끔 고칠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항상 실제로 동작하는 간단한 시스템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 By John Gall(1975)
그들은 룸 네트워크 설립 이후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백서를 작성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대신에, 3개의 주요 제품을 출시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들은 CryptoZombies, DelegateCall, EthFiddle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사람들로부터 많은 피드백과 동시에 필터링 되지 않은 냉철한 비판들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생각과 의견들이 모여서 보다 높은 수준과 품질의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그들이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룸 네트워크 홈페이지를 들어가보면 백서에 대한 링크 대신에 위와 같은 슬로건이 적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We don’t write whitepapers. We ship product.
그들은 자기 자신들을 바쁜 항구 도시에 비유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실제 제품들을 올려 놓음으로써 그 자체 그대로 실험, 의견수집, 반복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합니다.
[이미지 출처 : 룸네트워크 블로그]
최근 들어 많은 국내 ICO의 백서를 읽다가 보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백서 요약본을 계속해서 읽는다는 기분이 들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백서의 내용이 굉장히 방대하고 자세하며 친절하지만, 오히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이 어떤 기술이고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자 했는지를 소개한 다음에 우리도 이런 운동에 이런 부분에서는 함께 하고 싶다는 식의 계획서에 불과한 듯한 느낌은 저만 받은 것인가요?
몇몇의 좋은 아이디어와 확고한 로드맵을 가지고 시작한 ICO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그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이해가 충족되기 보다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잘 정리한 요약본을 찾은 듯한 기분이 느껴졌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백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이해하는데 있어 굉장히 좋은 문서라 저장해놓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이해하기 위해서 여러번 읽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룸 네트워크 팀의 행보는 많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계속해서 DApp Chain에서 사용가능한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서를 절대 작성하지 않는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암호화폐계의 야생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룸 네트워크의 미래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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