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K] 각자의 길을 걷게된 STEEM과 HIVE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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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온입니다. 다들 잘 알고 계신 것처럼 스팀의 코드포크체인인 HIVE가 어제(3월 20일, 금요일) 23시(우리나라 시간 기준)에 하드포크를 통해 새롭게 런칭되었습니다.

하드포크 기간 중에 steemit api가 먹통이 되면서 steemit과 steemd 접속이 안되고, 포크체인의 프론트엔드인 hive.blog도 약40여분 간의 접속불가 현상이 발생했으나, 양팀의 빠른 대처를 통해 이제는 양쪽 모두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부터 Steem Public Blockchain과 Hive Permission Blockchain은 각자 자신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가뜩이나 에코 챔버라고 놀림받고 있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그나마 마지막까지 남아서 뭔가라고 해보고자 했던 조그만 커뮤니티가 다시 분화된 것은 많이 아쉽지만, 분명히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보다 나은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봅니다.

#1. 블록체인의 흑역사 3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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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인 기준에서 이번의 HF23가 진행되면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은 약 11년 간의 블록체인 생태계 역사에 있어 가장 창피한 흑역사 4개 중 3개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 흑역사 1대장 : The DAO 해킹으로 인한 이더리움 포크

  • 2016년 6월 17일 DAO 컨트랙트 취약점을 이용한 해커의 공격으로 인해 시세 640억 상당에 해당하는 이더리움을 도난당한 사건

  • 2016년 7월 20일 피해자들에게 이더리움을 돌려주기 위해 이더리움 vs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하드포크 단행

(2) 흑역사 2대장 : 스팀 소수 메인증인들의 계정 동결

  • 2020년 2월 24일, 스팀 소수 메인증인들이 담합하여 저스틴썬이 인수한 계정을 동결하는 소프트포크 22.2 단행

  • 소프트포크 22.2 선언문에서 커뮤니티 멤버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었다고 하였으나, 해당 소프트포크에 연루된 인원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음

  • 이로써 저스틴썬과 트론 재단은 수백 억을 주고 취득한 재산에 대한 접근권이 없어짐

(3) 흑역사 3대장 : 거래소를 동원한 하드포크 22.5

  • 2020년 3월 2일, 자신의 수백 억을 주고 취득한 자산이 보관된 계정을 동결 처리 당한 저스틴썬이 거래소들의 지분을 동원하여 메인 증인들을 교체하고 하드포크 22.5 단행

  • 한국 커뮤니티에서 주도적으로 양측의 협상자리를 마련하였으나 끝내 협의에 이르지 못했고, 기존 증인들은 스팀 체인을 지키기 보다는 피아식별을 하기 시작하며 하드포크를 할 준비를 시작

(4) 흑역사 4대장 : 투표권을 행사한 커뮤니티 멤버를 제외한 선별적 에어드랍을 단행한 포크체인 런칭

  • 2020년 3월 21일 위에서 흑역사 2대장 사례를 주도했던 스팀 소수 메인증인들이 하드포크를 단행

  • 새롭게 런칭하는 체인에는 약 350여개의 블랙리스트가 있었는데, 이 블랙리스트에는 30개의 투표권 중 2개 이상을 구 증인들이 아닌 다른 증인에 투표한 계정들을 포함

  • 결국 토큰 홀더로서 당연한 기본권리인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했던 커뮤니티 멤버들은 포크체인의 토큰을 받지 못함

#2. 중앙화된 허가형 체인을 선택한 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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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에어드랍 제외 기준이 단서로 붙어 있는데, 그들이 말하는 제외 기준에는 정말 그 의도가 뻔히 보일 정도로 많은 조건들이 붙어 있으며, 누가 정했는지 그리고 누가 정할 권한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약 350개 정도의 계정이 블랙리스트로 등록되어 에어드랍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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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원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에어드랍 제외 대상 계정 기준

Accounts excluded who voted a minimum of two sockpuppets or proxied someone who voted a minimum of two and who didn't unvote before the hive announcement with more than 1k sp

① 저스틴썬 관련 증인 2명 이상에 투표한 계정

② 저스틴썬 관련 증인 2명 이상에 투표한 프록시계정에 투표권을 위임하고 Hive의 발표 전까지 투표를 취소하지 않은 계정

③ 위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서 1,000 스팀파워(SP) 이상인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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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조건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이유는 프록시 토큰 계정에서 위와 같이 기존의 증인들과 저스틴썬 관련 증인 계정을 적절히 안배해서 투표를 했기 때문이며, 어떻게든 HIVE토큰을 에어드랍 받았을 때 잠재적 매도자가 될 수 있는 계정을 선별적/자의적으로 제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대략적인 HIVE체인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관을 유추할 수 있으며, 체인 런칭 시점부터 특정 계정 소유자들이 적법하게 받을 수 있는 재산권이 중앙화된 특정 소수에 의해 제한되는 허가형 체인이 탄생했습니다.

#3. HIVE체인의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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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표의 자유권한 침해(Hostile to counterview)

  • STEEM 토큰홀더들은 30명의 증인에게 투표할 기본권이 있지만, 그 중 1표 이상을 체인을 주도하고 있는 지지자층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서는 안됩니다.

  • 자신들이 선호하는 증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증인에 2표만 던져도 적대세력으로 간주되며, 해당 토큰홀더의 재산권은 박탈됩니다.

(2) 개인의 다양성 무시(Ignoring Individuality)

  • 토큰을 들고 있다고 해서 모두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평등한 토큰 홀더가 아닙니다.

  • 에어드랍은 해당 허가형 체인을 지배하고 있는 세력의 말을 따르는 사람들에게만 지급되는 특권입니다. 그 특권의 부여와 박탈의 기준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야 합니다.

  • 그러나 헤비 홀더가 아니면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습니다. 1,000 개 미만의 소량의 스팀파워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는 누구에게 투표하든지 넓은 아량으로 에어드랍을 줍니다.

(3) 재산권의 침해(Violation of Property Rights)

  • 혹시라도 주도하는 세력의 의견에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는 경우에는 해당 계정은 언제든 동결처리될 수 있습니다. 이미 2번의 사례를 통해 언제든지 재산권이 침해될 수 있는 중앙화된 체인이 무엇인지를 보여줬습니다.

  • 에어드랍을 받을 권리는 개발과 거버넌스를 주도하는 30명 내외의 사람들이 직접 관리합니다.

  • 내 재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네이티브 토큰의 투표권이라는 유틸리티의 1/30만 사용해야 하며, 주도 세력이 권장하는 증인에게만 투표해야 합니다.

(4) Ethnic cleansing

  • 프록시 기능이 있다고 해서 프록시 계정이 소수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대변해서는 안됩니다.

  • 소수의 커뮤니티가 프록시를 통해 자신들의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제거 대상이 됩니다.

#4. 개인적인 생각


이번 스팀 하드포크가 진행되었던 일련의 과정에서 증인이라는 위치에서 자신의 원칙에 따라 균형잡힌 의견을 개진했던 증인은 20명 중 딱 2명(@timcliff, @clayop)이었습니다.

나머지 증인들 중에서는 암묵적으로 소프트포크에 동의하였지만, 스팀 블록체인과 새로운 포크 체인 모두가 자신들의 갈 길을 갈 수 있도록 써포트할 생각을 하고 있는 증인(@gtg)도 있습니다.

아이러니 한 점은, Steemit Inc가 닌자 마이닝을 통해 취득한 지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제일 크게 내는 계정들과 증인들 또한 닌자 마이닝을 한 지분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일 아쉬운 점은 자신들의 위치가 위협받자 그 위치를 지키려고 했었던 일부 증인들의 탐욕이 결국 커뮤니티 포크라는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부정한 행동을 반대하는 증인, 포크만은 막아보려 했던 증인, 포크를 하더라도 양쪽이 평화롭게 각자의 길을 가길 원했던 증인들이 있었지만, 결국에는 가장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옵션을 선택하고 있는 증인이 의도했던 모습으로 결정이 되어버렸다는 점은 너무 아쉽습니다.

4년 이라는 긴 시간동안 커뮤니티를 위해 헌신해왔던 증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어디가 되었든 자신이 꿈꿔왔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시길 기원합니다.

클레이옵님도 정말 고생많으셨고, 마음이 바뀌시면 언제든 새로운 출발점에 서있는 스팀의 증인으로 다시 돌아와주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썸네일)파일은 얼마든지 포스팅이나 트위터 등에 자유롭게 사용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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