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는 벤스틸러가 주연과 감독을 맡은 2013년작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런 분들이 보시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실천이 잘 안된다.. ㅠㅜ
- 과거엔 잘 나갔는데 요즘엔 내가볼때 좀 그렇다.. ㅠㅠ
- 좋은데 가면, 좋은걸 보면 사진은 열심히 찍는데 나중에 뭔가 좀 허하다.. ㅎㅎ
잔잔하고, 유쾌한 30대? 남성의 자기 성장 드라마인데 개인적으로 벤스틸러는 스티븐 카렐과 함께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남자배우입니다. 왜냐하면 영화라는 가상공간에서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즉 그들의 영화에선 난 언제나 ‘나’를 볼 수 있습니다. ^^ 오늘 소개하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 영화의 엔딩은 가히 역대급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리뷰도 같이 준비하였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
먼저 영화제목,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보여지듯 이 영화는 판타지가 아니다. 관객의 기대를 의도적으로 빗나가게 할 계획이었다면 이 마케팅은 꽤나 성공한듯 보인다. 훈훈한 결말에 판타지가 아니었다고 투덜댈 사람도 없을 것 같고.. 다시말해 영화제목이 말하는 것은 월터의 특별한 초능력이 아닌 그의 일반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엔딩의 여운이 굉장히 세다. 가히 역대급이라 생각한다.
우선 윌터는 어렸을 적, 모히칸 헤어스타일의 스케이트 보더로 또래 아이들에게 꽤나 인기가 많았을 것 같다. 더불어 그의 아버지도 닭벼슬 옆, 밀려야될 털을 손수 밀어주셨다니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아버지의 죽음 후, 어린 월터의 삶의 정신적, 현실적 방향전환은 당연한 듯 보인다. 그리고 그로부터 20년후, 스케이트 보드를 쥔 사진 속 과거의 모습에서 더 이상 자신을 발견할 수 없는 윌터는 갑갑한 현실을 타파하지못해 상상의 늪에서만 멋진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다. 한대 때려주고 싶은 상사의 멱살을 잡아 업어치기를 하고, 좋아하는 여자에게 섹시한 멘트로 대쉬하는 것은 오직 그의 상상속에서만 진행되고, 가능하다. 다시말해 국어에서 상상이란 단어가 주는 긍정적인 의미를 보다 윌터의 상태에 맞게 교정하자면 “윌터는 망상한다. 고로 존재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그가 사진 에디터라는 직업을 16년 동안 꽤나 성실하게 지켜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속해있던 회사 잡지, ‘Life’의 전설의 사진작가 숀에게도 꽤나 인정받는 동료라는 점이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영화내내 숀, 한 사람 밖에 없지만. 아무튼 윌터는 그의 부하직원에게 인정받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명의 부하직원을 둔 팀장이고, 스토리는 ‘Life’의 폐간을 앞두고 숀이 보낸, 그러나 찾지 못한 마지막 잡지 커버사진을 찾는 과정을 그려간다. 그 속에서 월터는 원치 않았지만, 그린랜드, 아이스랜드, 히말라야 등을 숀의 뒤를 쫓아 한걸음 한걸음 걸어 간다. 딱, 그만큼 상상을 정지한채.
마침내 숀을 만난 윌터는 마지막 사진에 대한 행방을 묻고, 잠시 숀의 곁에서 그의 작업현장을 엿보게 된다. 숨죽이며 기다렸던 유령표범이 나타난 최고의 순간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는 숀의 손가락에 의구심을 던지며 최고로 아름다운 순간엔 그냥 머무르고 싶다는..
머무르고 싶어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는 숀이 윌터는 신선하기만 하다.
영화의 마지막, 결국 윌터는 숀의 마지막 사진을 찾아 책임감 있게 회사에 제출하고 예정대로 해고된다. 좋아하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다가가 이름을 부르는 월터,
더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윌터,
이제 더이상 상상은 현실을 지배하지 못한다.
다만 현실이 되었을 뿐.
짝!짝!짝!
그리고 신문 가판대에 전시된 ‘Life’의 마지막 커버사진을 보며 월터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16년간 전화로만 통화한 최고의 사진작가 숀이 자신의 어머니를 만났고, 자신의 사진을 찍어 ‘Life’의 마지막 커버사진으로 제출하였다는 사실이 꽤나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나도 충격이었다..)
최고로 아름다운 순간엔 그냥 머무르고 싶어 셔터를 누르지 않는다는 숀,
커버사진의 윌터를 찍기위해 숀은 과연 몇 번이나 셔터를 주저했을까?
월터 또한 아름다운 순간에는 셔터를 안 누른다는 숀의 말을 떠올리며..
더 큰 고요한 감동을 느끼는 것 같다.
끝으로 감독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생각해본다.
“평소 상상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는 삶은 하나뿐인 삶을 가장 멋지게 사는 방법이다.”
“또한 그러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도 누구보다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것이 최선의 삶을 최상의 삶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니다. 아니야.
삶의 모습이 어찌됬든 하루하루 감사하며 재밌게 웃으며 살면
그게 바로 좋은 삶, 멋진 삶, 아름다운 삶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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