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6코스는
남원읍부터 쇠소깍 까지이다
절대적 위치로는 제주섬 남쪽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는중이고
상대적 위치론
문화의 거리부터
건축학개론
그리고 추억의 쇠소깍 까지이다
코스 시작부터
둑 위 앉아있는 필라 청년의 등이
신비롭게 느껴져 사진을 요청했다
역시 그의 등기운은
삶의
무게를
고민을
사색을 암시하는
귀한 명언들로 인도하는
출입문이었다
연탄재의 안도현 시인
흔들리며 피는 꽃의 도종환 시인등
내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많았지만
이 아침 나에게 들리는 가장 큰 목소리는
“앉아있는 신사보다 서있는 농부가 훌륭하다”
였다 아마 그때 그순간
무거운 몸을 내딛는 내가
서있는 농부와 오버랩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여러 명언들을
소화하기 전에 나타난
바위그늘 큰엉에선
호랑이처럼 보이는
금붕어처럼 보이는
양처럼 보이는
그러나 내눈에는 가장
표범처럼 보이는
가장 독수리처럼 보이는
거울같은 바위를 보았다
파도의 물결이 피부에 닿는
바위위에 앉아
천하장사 소세지를 먹고
그럴듯한 사진을 찍어보려 했고
13.5km의 짧은 코스라지만
초중반에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아
알아챘을즘 서둘러 자리를 일어났다
그리고
내 첫사랑을 수지로 둔갑시킨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가
커피샵으로 뜬금없이 나타났다
가볍게 옛영화를
옛추억을
옛사랑을
소환하며
휴대폰 밧데리를 충전하며
마음속으로 되내었다
이 긴 창문의 건축 모티브는 분명
한국의 정자였을거야
밖에서 건축물을 봄보다
건축물 안에서 밖을 봄이 더 훌륭한
우리나라 옛건축 철학이 담긴 매우
아름다운 바다뷰를 선사하는
커피샵이었다
추억 소환지였다
끝으로
코스 종점 쇠소깍은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으로
한라산이 발원지이며
하천의 이름은 효돈천으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그런데 나에게 이곳은
5년전 재밌게 카누를 타고
위에서 카누를 볼때와
카누에서 밖을 볼 때
그 풍경이 어마어마하게 달랐던
신기한 곳이다
그래서 난
내일도 카누를
아니면 바나나보트
라도 타고 가려한다
소중한 추억에
재미난 오늘을
더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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