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 떠나시는 날
한 곳에서 많은 것을
쏟은 사람
이룬 사람
잃은 사람
버린 사람
끝낸 사람의
끝은 왠지 짠하다
소주 한잔 같이
소주 한잔 없이
짠하다
짠하다
왜 이렇게 짠한 걸까
다른 곳 찾아 떠나는 건데
원했기에 떠나는 건데
그렇다
내가 짠 한건
그가 불쌍해서가 아니다
그가 부러워서가 아니다
그가 흘린 땀과
노력과 수고가
웃음이
울음이
성냄이
힘겨움이
전심이
이제 한 곳에서
마침 되었기 때문이다
전력을 다한 한 존재가
이제
멈추기를 결심하였기 때문이다
부디 새곳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그의 하루가 다시 시작되길
마침표가 쉼표되어
우리가 기억하는
그가
계속 기억되길 바란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오직 한길로만 20년을 달려오신 부장님이 회사를 떠나실때 느꼈던 감정을 적은 시입니다. 누구보다 열심이셨고, 누구보다 회사와 본인의 업무를 사랑하시고, 자랑스러워하셨던 분이었기에.. 부산사무실에 계신 그분의 퇴사일에 제가 있던 서울사무실 또한 모두가 잠시나마 숙연한 순간을 보냈습니다. 말안해도 압니다. 부장님의 Goody bye 이메일이 전사를 두드릴 때, 잠시나마 모든 소음이 멎고, 숨죽인 시간이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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