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걷기는 느림의 미학이란
펜션아저씨 명언을
마음에 담고
2코스 첫지점까지
차로 바래다주신
아저씨에게 인사드리며
하루를 시작하였습니다
올레의 갈림길에서
나침반과 같이
갈길을 알려준
파랑 빨강 리본들이 오늘은
도무지 말을 걸지 않습니다
비가 뭐그리 좋은지 땅바닥에 드리누워
계속 못 본체하지만
간혹 보이는 이단아들이 갈길을 알려줍니다
생무들도 길바닥에 드리눕는 이 날씨에
결국 오늘의 하이라이트
대수산봉이 보이고
올라가는 사람은 없지만
올라가는 달팽이는 있어
신기해 기쁨마음에 사진을 찍습니다
올라 올라 정상에서
그간 지나온
걸어온 길들을 확인하며
성산일출봉
섭지코지를 확인합니다
가장 아름다운 제주의 동해를 볼수 있다하여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내려가는 길엔
살아있는 나무가 인사합니다
풍채로 보나
피부색을 보나
잘게 쪼개진 상반신 근육을 보나
범상치 않은 기운에
사진을 몇 장더 찍고 발길을 옮깁니다
제주의 중산간지방이 끝없이 펼쳐지고
중간중간 빗물이 괴어
걸음을 방해하지만
거뜬히
때론 힘겹게
돌아돌아
발을 내딨습니다
1시가 지나자
슬슬 배가 고프지만
밧데리가 나가서
정말 찍고 싶던 마을 어느 한집
조형물을 못 찍어
더욱 허기가 밀려오지만
에너지바를 움켜쥐고
양보단 질이란 생각에
스마트폰 셔터를
덜 누르자 다짐합니다
2코스의 끝자락에서
생무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드디어 코스를 마칩니다.
온평포구에서 쌀국수를 먹고
한라봉차를 마시자
몸이 녹아
마음이 녹아
더이상 걸을수 없음을 직감합니다
한라봉차를 맛있게 먹은
피자집 아주머니 아저씨의 도움으로
근처 가성비 최고의 리조트에서 1박을 합니다
테레비를 켜니 무료 드라마 보기도 가능합니다
하루가 정말 빨리 갑니다
젖은 옷
젖은 가방
젖은 신발만 잘 말리면
드라이기만 잘 버텨주면
내일 하루도 문제 없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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